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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비엔티엔의 삶

Life|2021. 12. 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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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없는 것들

라오스 비엔티엔에 온지 3년이 되었다. 처음 비엔티엔에 왔을때가 생각이 난다. 6시 무렵 메콩강 옆 아누봉파크에서 아주머니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줬다.

방콕과 같은 빌딩 숲을 찾아 돌아 다녔지만 라오스의 수도라는 타이틀과 다르게 큰 건물은 찾기 어려웠다. "설마.. 없는건 아니겠지..?" "아니 내가 찾지 못하는걸 거야"

 

3년 전 활기 넘쳤던 공원

 

그런데 정말로 큰 빌딩을 찾을 수 없었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서는 우리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 맥도날드, 피자헛, 던킨도넛, KFC를 찾을 수 없다. 그뿐인가? 버스로 시내를 돌아다닐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언제 버스가 올지 몇시에 끊길지 알 수 없다. 이 나라엔 버스가 없는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버스를 찾기 어렵다.  

 

이 나라 라오스에서는 차나 오토바이를 타야하는 것은 필수이다. 오토바이나 차가 없으면 어디 다니는 것을 정말 어렵다. 그나마 요즘은 택시 어플리케이션이 나와서 그나마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그것도 비엔티엔 시내 아니면 이용하기 어렵다. 

 

조금만 시내의 중심을 빠져나오면 도로의 포장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메인로드가 아닌 길목들은 아직도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동생에게 동영상을 찍어 보여주니 "형 참 힘들게 산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에게 그걸 보여주니 꼭 60년대 한국 길 같다고 말했다. 2021년 나는 한국의 60년대의 일부를 보고 있는 것일까.

 

음식은 뼁누아라고 불리는 화학조미료 투성이에 라오스 현지인들이 먹는 것을 잘못 먹으면 잘 못 먹으면 배아프기 십상이다. 여기서 배탈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확실히 경험했다. 

 

한국에서 온 나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느리고 답답한 나라에 나는 왜 온 것인가...

이국적임과 새롭움을 느낄 수 있는 6개월 이후 나는 이 나라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살아갔다.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라오스 생활 2년 뒤에야 보이는 장점 

여기에 오기 전에 나는 호주에 있었다. 호주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함게 했고 현대적인 고층 건물과 맑은 공기에서 살았다. 라오스에 있으며 호주에 대한 그리움이 때때로 찾아왔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놈 때문에 반 강제적으로 라오스에 산지 2년이 지난 뒤 한국에서의 기억과 호주의 시간이 흐릿해졌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기 때문에 간혹 가다 호주의 넓은 바다의 영상이 머릿속에 떠올를 때가 있지만 예전 같이 미친듯한 갈망은 느낄 수 없다. 

 

라오스의 많은 것들이 적응 되었다. 1년 내내 추위를 느끼기 어려운 이 비엔티엔이라는 도시 (겨울철 새벽은 춥다). 노후에는 최고의 나라 아닌가? 

 

음식

지금은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은 자체해서 먹고, 맥도날드 보다 맛있는 수제 햄버거와 피자헛 보다 훨씬 더 맛있는 이탈리아 피자를 먹는다. 이민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중국음식점은 중국인이 운영하고 이탈리아레스토랑은 이탈리아사람이 운영하고 한국음식은 물론 한국사람이 운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통현지 음식을 한국 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는 커피의 생산국이다. 중산층은 커피의 맛에 빠져버렸고 3년 사이에 많은 카페들이 생겨 났다. 여기의 신선하고 퀄리티 높은 커피를 즐기다 보면 한국의 커피가 좀 아쉽다 느껴질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좋은 음식들과 커피는 여러시도와 실패를 통해서 얻어낸 생활의 노하우이다. (나중에 나의 추천 리스트를 추천 리스트를 공유해볼까 한다.) 비엔티엔은 맛집들이 숨겨져있고 흩어져 있어서 처음 오면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기 쉽다.

던킨도넛은 없지만 이젠 새로 생긴 팍슨백화점과 SI HOM(시험)에 미스터도넛도 있고, 미스터 도넛보다 더 맛있는 도넛가게도 있다.

 

특히 비엔티엔에는 거주하고 있는 한국분들이 꽤 많다. (개인적으로 한국 분들이 라오스에 더 들어와 성공적으로 정착했으면 좋겠다.) 이 덕분에 한국 음식점과 한인마트 저렴한 가격에 한국음식 사 먹기도 편하다. 

비어라오 & 피자는 천상 조합이다.

 

 

친절한 라오스 사람들

처음 라오스 사람들이 운전하는 걸 보았을때 너무나도 아찔해 보였다. 앞에 있는 차량을 피하기 위한 역주행 차량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내가 여기서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라오스에서 운전을 잘 못해도 상관없다. 앞에서 아주 천천히 운전을 해도 뒤에서 빵빵거리는 사람도 없고 알아서 피해간다. 사고가 나도 서로 화내지 않고 보험 회사가 오기를 기다린다. 아마 앞에서 천천히 운전하고 있는 라오스 운전자를 마주친다면 한국인으로서 짜증나고 화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쓱 피해서 가면된다. 

 

"왜 이런나라에 사사요?" 라는 질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좋아서" 라는 말을 한다. 사업을 하면서 혹은 시장에 가서 혹은 여행을 가서 라오스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사람들 성격이 착하다. 불교의 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한국이라면 좀 못난 동료가 있으면 왕따 시키거나 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조금 모자른 동료도 좀 놀리면서 잘 챙겨준다. 음식을 잊어버리고 안가져온 동료가 있으면 자기 음식을 나누어 준다. 정이 있다. 

 

친해지면 자신의 파티에 초대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맥주와 음악을 틀고 음식을 먹고 노래 부르며 논다. 

집에 여유가 없지만 초대해서 같이 음식을 먹고 싶어한다. 잘산다고 잘 못사는 사람들 대놓고 무시하지 않는다. (물론 예의 없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부자가 되는걸 꿈꾸는 것 같지 않다. 물론 더 잘 살길 원한다.

그런데 저 빌딩이 내꺼 였으면, 벤츠사고싶다. 이런생각하는 사람들은 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이 그냥 잘 먹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더 편하게 일 하는걸 추구하는거 같아 보인다. 다른 나라 처럼 외국인이라고 딱히 가격을 바가지 썼다고 느낀적이 없다. 아침에 벤츠 타고 길거리에서 7,000kip짜리 카오삐약을 사서 먹는걸 볼 수 있다.

 

 

자연

비엔티안은 어째튼 도시기 때문에 자연을 기대하기 어렵다. 도시에 메콩강이 흐르긴 하지만 조경이 잘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쾌적하지는 않지만 왓따이 공항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도시를 볼 수 있는 산이 있다. 사실 이 산이 있다는 사실도 정말 늦게 알게 되어서 아쉽다. 비엔티엔을 고속도로를 타고 벗어나면 정말 경이로운 산들이 있는 방비엥으로 갈 수 있다. 대부분의 집은 마당이 있으며 마당에는 망고나무, 바나나나무, 잭푸릇나무 들이 자란다. 한 번은 라오스 동료 집에서 음식을 먹고 마당의자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진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망고 하나가 떨어져있다. '세상에 먹을게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조금 부러웠다.

 

저녁이 올 무렵

 

 

 

비엔티안 3년간의 큰 변화

- 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갈 수 있다. 통행시간이 2시간은 줄은 것 같다. 그전엔 비포장도로 거북이 처럼 지나가도 허리가 부러질 뻔 했다.

 

- 라오스 삶에 영향을 준 큰 변화는 팍슨 백화점이 생긴것 아닐까 싶다. 팍슨 슈퍼마켓에 들어가면 정말 여러가지 다양한 제품들이 보기좋게 정렬되있다. 상품들의 퀄리티도 확실히 좋다.

 

-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커피의 퀄리티도 한국 보다 나은 것 같다. (라오스는 커피의 생산지) 지금 스타벅스도 팍슨 백화점에 입점을 준비 중이다.

 

- 중국철도와 태국철도역이 건설되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방비엥, 루앙프라방, 보텐을 여행 할 수 있다.  중국철도와 태국철도가 연결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중국과의 철도 연결이 가장 큰 이슈임에 틀림 없다.

 

- 푸드팬더의 성공. 배달어플 푸드팬더가 성공적으로 라오스에 진출해서 현지 업체를 다 꺽고 1위 배달앱이 되었다. 그 덕에 귀찮게 오토바이타고 멀리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평점을 보면서 주문을 하면 괜찮은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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