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워홀이야기 2] 호주 퍼스?? 거길 왜가?

Life|2021. 4. 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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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infocentre.tistory.com/109 

 

적어도 하루를 머물 곳을 찾아야 했다. 가장 저렴했던 하이브 더 호스텔로 향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돈을 쓰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더 재밌게 놀았을 수 있었을텐데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일도 못 구하고 돈만 쓰고 빈털털이로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컸다.

 

가장 저렴했던 게스트하우스

 

낯설음 그리고 두려움, 

금새 어두워졌고 대충 인도네시아가져온 컵라면으로 때웠다. 평소에도 추위에 약한 사람인데 후드에 두껍지 않은 이불을 덥고 자야했다. 따뜻한 인도네시아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모든게 낯설고 두려웠다. 여긴 여행만이 아니라 1년 동안은 일하고 돈도 벌고 영어도 익히면서 알아가야 하는거 아닌가.

6인실 도미토리에서 자야했는데 옆에서 코고는 소리들이 대포처럼 들려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퍼스를 구경했다.

 

 

이...이게 퍼스

어떻게 하루만에 도시에 대한 인상이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첫날엔 분명 흐리고 춥고 차가운 도시라 느껴졌는데 다음날은 너무나도 쨍쨍하고 화사했다. 다음날 현대적인 건물과 고전유럽풍의 건물의 조화가 아름답게 된 퍼스의 도시를 거닐다 보니 기분이 업됬다.

 

그리고 퍼스의 사진들을 많이 찍게 됬고 지금 다시 봐도 아름답다. 

사실 이게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다. 

Perth CBD 중심가. 여기에서 길거리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퍼스의 하늘이 너무 그립다. 

아름다운 흰 구름이 내 머리 바로 위에 떠있고 뾰족하게 솟은 현대적인 건물들이 마치 구름에 닿을것만 같다. 

믿기지 않는 풍경은 핸드폰 카메라로 담아내기에 역부족이였다. 

사진을 대충대충 찍어도 잘 나왔지만(나중에 필터들어간걸 알음) 실제 풍경은 더 아름다웠다. 

 

 

옆에 흐르는 물은 바다가 아니라 강이다. 친구들과 저녁 노을이 질 무렵 그림을 그리고, 저녁마다 운동겸 경치도 보는겸 주변을 뛰었던 곳이다.

마치 한폭의 풍경화 같다. 사진을 잘찍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찍으면 저렇게 나온다. 특히 초봄이라 저런 뭉게 구름들을 쉽게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전날의 새로운 곳에 두려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냥 너무 좋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사무실에서 일하다 가끔씩 호주의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지고 참기 어려운 욕망에 휩쓸린다.

 

"회사 때려치고 .... 다시 갈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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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워홀이야기 1] 호주퍼스도착

Life|2021. 3. 2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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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지금, 나는 동남아에 작은 나라에 갇힌듯 살아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세월에 따라 생각이 자꾸 바뀌는 것 같다.

 

정처 없이 모험하듯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살아가다 더는 늦어지면 취업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두려움에 일을 시작하고, 반복되는 생활을 하다보니 20대 후반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선택이였던 호주워킹홀리데이를 했던 날들이 그리워 진다.

 

 

2017년 29살 이십대 초반에 꿈꿔왔던 호주를 가기로 결정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위해 내가 선택해야 했던 것들이 있었다.

 

 

1. 일 그만두기

대학교를 늦게 졸업하고 개발자(파이썬/장고)로서 일을 시작한지 6개월도 안되서 회사를 그만 뒀다. 29살에 일 그만두고 호주에 간다고 하니 이해가 안된다는 선임도 있었다.

 

"프로그래머로서 일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계산해봤을때 이득이야"

사실 이 말이 귀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 이미 마음 먹었기 때문이고 혹시라도 기회가 되면 해외에서 프로그래머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 호주에 어디를 갈지.

별 생각 없이 선택했었다. 항공 티켓을 보고 가장 싼 곳으로 가겠다는 이상한 결정을 했다. 여기로 가든 저기로 가든 호주로만 가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어디를 갔느냐.... 호주 서쪽에 위치한 퍼스이다. 그당시 나는 퍼스가 어딘지도 몰랐다. 

그런데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것도 재밌지 않는가..

 

 

3. 뭘 챙겨갈까.

돈, 변환기, 후드자켓, 반팔, 반바지만 챙겨갔다.

 

 

2017년 9월 말

위와 같은 결정 뒤 인도네시아에 들려서 1주일 정도 생활한 뒤 호주 퍼스에 도착하였다.

퍼스공항사진(?)

 

 

드디어 시작

사실 호주에 오기전에 일주일 정도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주편하게 머물렀다. 고맙게도 현지에서 인도네시아 친구가 아주 친절하게 통역도 해주고 가이드도 해줬기 때문이다. 

 

호주에 도착하고 나서 인터넷이 있어야 어딜가든 하니 공항내에 유심카드를 만들었다.

 

유심카드를 만들때 드디어... 나는 내가 인도네시아가 아닌 호주라는걸 깨달았다.

 

유심카드상점에 가서 유심카드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나한테 뭐라고 말하는데 무슨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무슨말인지 모르니 sorry? sorry? sorry? sorry? 만 연발했던 것 같다. 

 

그러니 종업원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또박 또박 Give me your phone이라고 말했고 '폰을 달라는건가?' 싶어서 핸드폰을 줬다.

 

어떻게 핸드폰 달라는것도 모르고 호주를 갈 생각을 했냐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진짜 억울 했다.

내가 생각했던 give me your phone은 "깁미유얼폰"인데....

 

호주에서 "긴미여Fun" 이라고 말할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퍼스 시티로 가는 버스를 타는 내내 '김미여펀'이 계속 머리속에 멤돌았고 내가 왜 이걸 못 알아 들었을까 씁씁한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서 1년 생활과, 필리핀에서 어학연수 한달 했기 때문에 나름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는데. 김미여펀에서 멘붕이 온 것이다.

 

 

버스는 퍼스시티(Perth CBD)에 도착했다.

퍼스 시티

 

퍼스 시티(CBD)에 도착. 나무를 보니 하....

 

퍼스에 도착하니 내가 잘못 생각했던게 있었다. 

 

'추...추었다...'

 

위에 사진을 보면 추워 보이지 않는가.

비행기에서 입고있던 긴 후드자켓, 그리고 당연히 호주는 더울거라 생각하고 입고 왔던 반바지

 

우리는 보통 호주하면 모래와 바다, 따사로운 햇빛, 코알라, 사막, 캥거루를 떠올리지 않는가. 

나의 뇌속에서의 호주의 이러한 호주의 이미지들은 호주가 추울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았다.   

 

이러한 추위는 호주에 대한 이미지에 에러를 발생 시켰고

반바지 차림으로 오들오들 떨며 차가운 퍼스의 빌딩 숲을 걸으며 

"분명 지구온난화 때문에 호주가 추워졌을꺼야(?), 이건 뭔가 문제가 있어"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였다.

 

그렇다.

호주는 겨울도 있고 추울수도 있는 동내였다는 것이였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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