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이야기 3] 스카브로 바닷가 옆에 있는 호텔에서 일하기

Life|2021. 8. 1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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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의욕도 없고 머리속에 호주 생각 밖에 나지 않을때가 있다.

이럴때 한번 호주에 대해 기억하는겸 글을 써본다. 

 

 

지금 생각해보면 워킹홀리데이때 만큼 자유로워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때가 너무 그리운것 아닌가 싶다. 학교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회사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주변친구들이나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내가 해야하는 행동을 정했던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내 마음대로 내 삶을 정했다.

 

호주에 오고나서 일을 구해야 했다. 초반에 이것 저것 사서 쓰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갔다.

돈을 아끼려고 배고플때마다 가까운 맥도날드에가서 $2짜리 맥더블을 먹었다. (정말로 퍼스에서 맥더블만 먹은 것 같다. 그런데 맛있다....)

 

그리고 일을 구해야 했는데 이왕 호주에 온거 한국인 밑에서 일을 하는게 아니라 호주 현지인 사업주 밑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한국 게스트하우스에서 청소를 해본 경험이 있으니 호텔에서 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변에 있는 호텔들에 들어가 이력서를 돌렸다. 그런데 아무데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고기공장에도 이력서를 넣으려고 가봤는데 사람을 구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스카브로에 위치한 호텔에서 클리너를 뽑는다는 것을 보게되었고 바로 지원을 했다. 그리고 3시간 정도 뒤에 바로 연락이 온걸로 기억한다. 

너무 연락이 빨리와서 방심했다. ㅎㅎ

무슨말인지 모르고 대략 눈치로 일할 생각 있냐고 물어보는걸로 알아듣고 다음날 스카브로 퀘스트 아파트먼트에서 청소일을 시작했다.

청소일을 구한게 뭐 그리 신나는 일이냐 싶을지 모르겠지만 돈은 점점 떨어져가고 있었고, 내가 원하던 현지인 사업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도착한 프랑스 친구들은 아직도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카브로의 호텔 주변의 해변의 풍경은 바로 이렇다.

퍼스 CBD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스카브로정류장

 

 

 

가끔 상어도 나온다 ㅎㅎㅎㅎ ㄷㄷㄷㄷㄷㄷ

 

수영금지 푯말... 수영은 안전요원이 있는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 물살이 강하고 가끔 상어가 출몰하기 때문이다.

 

스카브로 해수욕장은 가끔 친구들과도 찾아왔다.

네덜란드, 프랑스 친구들이 수영을 가르쳐준다고 노력한 덕분에 

물에 뜨지는 못 했지만 배는 너무 불렀던(물을 너무 먹어서..) 추억이 있다. 

 

 

 

하루하루 다른 모습의 바다위 하늘을 지켜보는게 나의 낙이였다.  

 

매일 출근전 아침 잔디에 누워서 경관을 바라봤다. 

 

가끔은 서서도 봤다. 아침마다 자연경관을 바라보는 기분은 어떨것 같나요?

 

일했던 퀘스트아파트먼트호텔

 

 

청소일이라 물론 일은 힘들었다. 그래도 사장님은 예의 있게 업무지시를 했다. 정말로 사장님이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내가 청소한 것을 보고 "와 넌 최고야. 너무 깨끗해. 역시 한국인이 일을 잘해!" 

 

호텔에서 일하는 동안 아주 밝고 긍정적인 인도네시아 누나(아줌마), 영국 할머니, 중국인 아줌마, 일본인 아줌마와 함께 일하면서 아줌마들의 수다를 들으면서 일했고, 아줌마들이 말하는걸 이해하면 "오 너도 무슨말인지 다 알아들었구나 하면서 자랑스러워 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누나는 정말로 긍정적인 사람이였다. 스카브로 아파트먼트에 묵는 손님들은 대체로 부유했는데 그 손님들 조차 힘들게 청소일을 하는 인도네시아 누나가 어떻게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어릴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과 비교하면 행복하다 한다. 그리고 사무직도 해봤는데 몸을 움직여서 일하는게 더 잘 맞는 느낌이 들어 안 행복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거기다 시간당 세전 23 달러 였으니 몸은 힘들었지만 나도 행복했다. ㅎㅎㅎ

 

나중에 그 아파트먼트 호텔은 중국사장님한테 판매가 된다. 

그런데 그 중국사장님을 직원들은 더 좋아했는데 ㅎㅎ

 

약간 동양인 사장님의 정? 이런게 있어서인지 직원들에게 피자, 햄버거를 나눠줬다.

 

나름 재미있게 일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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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워홀이야기 2] 호주 퍼스?? 거길 왜가?

Life|2021. 4. 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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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infocentre.tistory.com/109 

 

적어도 하루를 머물 곳을 찾아야 했다. 가장 저렴했던 하이브 더 호스텔로 향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돈을 쓰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더 재밌게 놀았을 수 있었을텐데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일도 못 구하고 돈만 쓰고 빈털털이로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컸다.

 

가장 저렴했던 게스트하우스

 

낯설음 그리고 두려움, 

금새 어두워졌고 대충 인도네시아가져온 컵라면으로 때웠다. 평소에도 추위에 약한 사람인데 후드에 두껍지 않은 이불을 덥고 자야했다. 따뜻한 인도네시아가 갑자기 그리워졌다.

모든게 낯설고 두려웠다. 여긴 여행만이 아니라 1년 동안은 일하고 돈도 벌고 영어도 익히면서 알아가야 하는거 아닌가.

6인실 도미토리에서 자야했는데 옆에서 코고는 소리들이 대포처럼 들려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퍼스를 구경했다.

 

 

이...이게 퍼스

어떻게 하루만에 도시에 대한 인상이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첫날엔 분명 흐리고 춥고 차가운 도시라 느껴졌는데 다음날은 너무나도 쨍쨍하고 화사했다. 다음날 현대적인 건물과 고전유럽풍의 건물의 조화가 아름답게 된 퍼스의 도시를 거닐다 보니 기분이 업됬다.

 

그리고 퍼스의 사진들을 많이 찍게 됬고 지금 다시 봐도 아름답다. 

사실 이게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다. 

Perth CBD 중심가. 여기에서 길거리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퍼스의 하늘이 너무 그립다. 

아름다운 흰 구름이 내 머리 바로 위에 떠있고 뾰족하게 솟은 현대적인 건물들이 마치 구름에 닿을것만 같다. 

믿기지 않는 풍경은 핸드폰 카메라로 담아내기에 역부족이였다. 

사진을 대충대충 찍어도 잘 나왔지만(나중에 필터들어간걸 알음) 실제 풍경은 더 아름다웠다. 

 

 

옆에 흐르는 물은 바다가 아니라 강이다. 친구들과 저녁 노을이 질 무렵 그림을 그리고, 저녁마다 운동겸 경치도 보는겸 주변을 뛰었던 곳이다.

마치 한폭의 풍경화 같다. 사진을 잘찍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찍으면 저렇게 나온다. 특히 초봄이라 저런 뭉게 구름들을 쉽게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전날의 새로운 곳에 두려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냥 너무 좋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사무실에서 일하다 가끔씩 호주의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지고 참기 어려운 욕망에 휩쓸린다.

 

"회사 때려치고 .... 다시 갈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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